해양경찰청에서 수령한 자문료를 모아 한국해양구조협회 발전기금으로 기부해 주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민철 박사를 만나다.

부산(김해)에서 서울(김포)까지 비행기를 타고 1시간 30분 가량 이동해서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눈에 덮인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이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박민철 박사님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따스한 차 한잔을 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벽에 걸린 해양경찰청 달력에 자꾸 시선이 간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 인공지능 및 신호처리 기술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박민철입니다.
Q2. 해양경찰청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신 계기와 역할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수행하는 연구개발 기술 중에 일부가 해양의 기상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이를 계기로 해양경찰청을 찾게 되고 관련 부서 분들과 접촉을 하다보니 해양경찰 가족분들과 가까이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양경찰청 정책자문위원회 해양주권분과에 속해 있으며 주 역할은 해양경찰의 역량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문을 하는 것인데 그중에서는 저는 과학 기술계에 속해 있는 만큼 최첨단 과학기술을 다양한 임무 수행 현장에 적용하고 미래를 선도하는데 일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는 해양경찰 및 해양가족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Q3.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해양과는 거리가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해양과 연관된 것이 있나요?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술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해무나 화재시에 발생하는 연기를 제거하여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선뜻 이해가 어렵겠지만 실제 영상이나 사진을 실시간으로 변환하여 안개, 눈, 비, 연기 등 시야확보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동시에 고화질로 변환하면 보다 쉽게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깊은 해저에서는 해수에 떠다니는 플랑크톤, 먼지, 그리고 다른 입자들이 물의 탁도를 증 가시켜 시야를 제한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적용하면, 탁한 물 속에 서도 시야를 명확하게 할 수 있어, 구조 작업을 수행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헬기나 파도가 많이 치는 선상과 같은 떨림이 심한 환경에서 촬영된 영상도 흔들림을 보정하여 짐벌과 같은 안정된 영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름이 많은 기상 상황에서 촬영된 영상으로는 수상이나 지상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원본영상이나 육안 관찰보다는 개선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조함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선박 주위 360도 전방위 환경을 모니터링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Q4. 한국해양구조협회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형 구조함 개발에 관한 자문회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해양에서의 재난과 사고를 예방·대응 할 뿐만 아니라 수상에서의 수색·구조를 하기 위한 민간단체로 한국해양구조협회의 존재를 알 게 되었습니다.
Q5. 해양경찰에서 받은 자문료를 한국해양구조협회에 기부할 결심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의 수색 구조 활동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제 해양 사고가 발생하고 수색구조를 위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헬기에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에 뛰어내리시는 분의 영상과 해양경찰청 특공대 전술훈련 참관을 계기로 해양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문위원이 되면서 가장 감사했던 것은 제 지식과 경험으로 봉사할 수 있게 된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문료는 받을 때마다 그때그때 모아두고 있었습니다.
Q6. 바다나 해양과 관련하여 향후 특별한 계획이나 바람이 있으신가요?
이전까지는 우리 국민의 해양 주권과 안전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노력과 수고를 하시고 계시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우선 그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그분들의 노력과 수고, 그리고 국민들의 바램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지켜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 역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7. 한국해양구조협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한국해양구조협회는 우리나라 국민들 누구에게나 너무나 필요하고 고마운 협회임이 분명합니다. 향후에도 지금과 같이 해양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를 힘써주시고 홍보도 많이 하셔서 해양국가이기도 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Q8.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작은 봉사를 했을 뿐인데 이렇게 찾아 주시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기부금액이 궁금합니다!
박민철 박사가 기부한 금액은 그동안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문료 보다 훨씬 많은 금액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금액을 공개하려고 하였으나 “해양경찰과 구조협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까지 조금 더 보탠것뿐이다. 작은 금액이라 부끄럽다.”며 금액 공개를 극구 사양하였음을 밝힙니다.
(윤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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